오늘 아침 아픈 분을 위해 기도하는데 문득 그런 생각을 주시는 것 같았다. 너는 정말 내가 고친다고 믿느냐. 사실 나는 아픈 분을 위해 기도하노라면 가장 먼저 우리 교회 사모님이 떠오른다. 큰 감사와 함께. 암에 걸려 심각한 상황까지 가셨었는데 진정 주님께서 큰 은혜로 회복시키셨다. 

물론 긴 시간 동안 서율의 병원에 다니며 항암과 여러 치료를 받으셨다. 그 와중에 개발중인 표적치료제가 있어 임상실험을 자원하여 그것을 사용할 수 있었고 그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그후 약간의 부작용이 생겨서 사용을 중단했지만 암세포가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다는 말씀을 들었다. 이후 정기적인 검사 외에 다른 치료를 다 중단했지만 정상적인 삶으로 거의 복귀하셨다. 이제 잘 관리하며 사시면 되는 것이다. 

사실, 처음 암진단을 받으시고는 교회 전체는 물론 나도 큰충격을 받았다. 본인은 물론 목사님은 어떠하셨으랴. 두분은 심사숙고 끝에 결과는 알 수 없고 삶의 질을 완전히 떨어뜨리는  수술과 항암치료보다는 식이요법을 통한 자연치료를 택하셨다. 그러나 그 일년간 암세포는 전신으로 확산되었고 척추로 전이된 암세포로 인해 사모님의 척추가 무려 10cm나 주저 앉았다. 어느날 키가 눈에 띄게 작아지신 사모님을 뵈었는데 그때의 충격은 진짜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아 이젠 진짜 끝인가보다, 진짜 희망이  없나보다 싶었고 하나님께서 사모님을 데려가고자 하시는 것을 눈으로 확인시켜 주시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런 순간에도 이상하게 기도는 끊이지 않았다. 기도할수록 더 힘이 생겼다. 분명 상황은 안좋은데 믿음으로 기도를 하게 하셨다. 그리고 그 긴 어둠의 터널같은 시간을 지나 마침내 회복을 경험케 하셨다. 이제 사모님은 교회청소와 소독도 함께 하신다. 감사, 감사, 실로 크게 감사하다. 이후로 아픈 분들을 위해 기도할 때마다 나는 이 일이 먼저 떠오르게 되고 자연스레 주님께 큰 감사와 찬양을 드리게 된다. 사모님으로 하여금, 그리고 우리 교회와 목사님, 그리고 우리 부족한 기도자들로 하여금 함께 홍해를 건너게 하신 하나님! 주님의 크신 사랑과 능하신 행동으로 베푸신 이 구원과 치유와 회복의 일을 찬양합니다! 진짜 생각만 해도 놀랍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기도때마다 이 일로 인해 하나님을 찬송치 아니할 수가 없 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주님께서 물으신 것이다. 너는 정말 내가 고친다고 믿느냐. 내가 정말 내 딸의 암을 고쳤다고 믿느냐? 내가 정말, 네가 날마다 기도하는 그들, 희귀병에 걸린 그, 이유를 알 수없는 무기력함에 고통받는 그, 루게릭에 걸린 그 딸, 심장에 구멍이 난 그 아이, 폐암에 걸린 그를, 진짜 내가 고칠 수 있다고 믿느냐 라고 물으신 것이다. 너는 혹시 내가 아니라 의사가, 병원이, 의술이, 그 표적치료제가 치료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아니냐. 

나는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잠시 생각해 보니 내가 아주 천천히 변해 왔다는 것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주님이 하셨다는 것을 나는 뜨겁게 확신하고  놀라고 경탄했었다. 혹여 여러 치료법을 사용하셨다 하더라도, 특히 표적치료제를 주신 것도, 쓰신 것도, 그것을 주효하게 하신 것도 오직 주님이시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 모든 것을 통해, 그 모든 것 이전에 주님께서 치료하신 것에 대해 진실로 터럭 하나만큼의 의심도 없었다. 내 속에는 정말 그 자녀의 기도를 들으시사  주권을 가지시고 그 지혜대로 뜻대로 모든 환경과 방법을 통해 행하신 주님에 대한 경이로움과 확신이 가득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또 다시 미래와 치유를 보장할 수 없는 아픈 이들을 위해 기도하게 되면서 나는 점차 주님이 아니라 가능성과 치료법과 의술을 더 바라보게 되었던 모양이다. 치료의 가능성이 있으면 희망을 가지고 치료방법이 없어 보이면 기도하면서도 암담해 했다. 그러면서 사모님을 고치신 것에 대해서도 무의식중에 의술이, 치료법이, 표적치료제가 주효했을 거야 라는 생각이 스며들게 된 것 같다. 그러니 이제 그 치유를 행하신 주님에 대한 경탄과 감격도 서서히 사라지고 감사와 찬양마저 의례적인 것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런 깨우침에 다다르게 되자 눈에 눈물이 고였다. 오 주님, 이 믿음없는 나를 어찌할까요? 나를 긍휼히 여기소서.

그런데 주님은 거기서 그치치 않으시고 또 물으셨다. 너는 진실로 내가 그 딸을 고쳤다고 믿느냐. 그러면 어째서 나의 영광을 선포하지 않느냐. 어째서 나에게 영광을 돌리지 않느냐. 지금은 그렇다치고 내가 주님께서 사모님을 고쳤다고 믿고 기뻐하며 감사하던 그때, 왜 나에게 영광을 돌리지 않았느냐고 물으신 것이다. 주님은 내가 진실로 그 치유의 놀라운 은혜를 목도하고 기뻐하며 감사하던 그 순간들 가운데서 내가 주님의 영광을 선포하기를 기다리셨던 것이다. 네가 나를 믿었느냐, 이 딸을 능히 고칠 줄 알고 믿었느냐, 그리고 이 딸이 고침받았을 때에 네가 네 속으로부터 진정 기뻐하고 감사했느냐, 그러하다, 진정 내가 했다, 그러니 나에게 영광을 돌려라, 나의 영광을 선포해라 라는 심정으로 기다리셨던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사실 사모님을 위해 기도할 때 회복이 불가능해 보이는 그 절망적 상황을 뛰어넘어 계속 기도하게 하신 분은 분명 주님이셨다. 나는 믿을 수 없었으나 이상하게 계속 기도하게 하셨다. 진짜 주님을 믿게 하셨다. 그리고 진짜 주님은 치유를 행하셨고 회복을 보게 하셨다. 그런데 나는 속으로만 기뻐하고 기도할 때만 홀로 감사했다. 주님은 칭찬과 존귀와 영광을 받지 못하셨다. 그분께 그런 것들이 모자라고 고프셔서가 아니라 그분께서 당연히 받으셔야 마땅했던 그것을 받지 못하셨던 것이다. 그분의 백성으로서 그분의 능하신 행동을 목도한 내가 그분께 마땅히 올려드려야 할 찬송과 영예를 돌려드리지 못한 것이다. 

이제 깨닫고 나니 실로, 나귀와 같이 영성없고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나이다. 그런 내게 말씀해 주심이 놀랍고 두렵고 송구하다. 그리고 이제나마 깨닫게 하심이 한없이 귀하고 감사하다.  오 주님. 완전한 주권과 능력과 지혜로, 기이하고 능하신 행동으로 우리를 구원하시고 치유하시고 온전히 세우시니 주님은 실로 찬송받으시기에 합당하십니다! 영광받으시기에 합당하십니다! 오직 가난한 마음과 상한 심령으로 주의 말씀 앞에 두려워 떠나이다. 우리를 떠나지 마시옵고 우리에게 돌아오시오며 우리 하나님이 되시옵소서. 할렐루야!

뒤늦게나마 우리로 함께 홍해를 건너게 하신 주를 홍해의 노래, 새 노래로 찬양합니다!

"1 내가 여호와를 찬송하리니 그는 높고 영화로우심이요 말과 그 탄 자를 바다에 던지셨음이로다 

2 여호와는 나의 힘이요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시로다 그는 나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그를 찬송할 것이요 내 아버지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그를 높이리로다 

3 여호와는 용사시니 여호와는 그의 이름이시로다 

4 그가 바로의 병거와 그의 군대를 바다에 던지시니 최고의 지휘관들이 홍해에 잠겼고

5 깊은 물이 그들을 덮으니 그들이 돌처럼 깊음 속에 가라앉았도다 

6 여호와여 주의 오른손이 권능으로 영광을 나타내시니이다 여호와여 주의 오른손이 원수를 부수시니이다 

7 주께서 주의 큰 위엄으로 주를 거스르는 자를 엎으시니이다 주께서 진노를 발하시니 그 진노가 그들을 지푸라기 같이 사르니이다 

8 주의 콧김에 물이 쌓이되 파도가 언덕 같이 일어서고 큰 물이 바다 가운데 엉기니이다 

9 원수가 말하기를 내가 뒤쫓아 따라잡아 탈취물을 나누리라, 내가 그들로 말미암아 내 욕망을 채우리라, 내가 내 칼을 빼리니 내 손이 그들을 멸하리라 하였으나 

10 주께서 바람을 일으키시매 바다가 그들을 덮으니 그들이 거센 물에 납 같이 잠겼나이다

11 여호와여 신 중에 주와 같은 자가 누구니이까 주와 같이 거룩함으로 영광스러우며 찬송할 만한 위엄이 있으며 기이한 일을 행하는 자가 누구니이까 

12 주께서 오른손을 드신즉 땅이 그들을 삼켰나이다 

13 주의 인자하심으로 주께서 구속하신 백성을 인도하시되 주의 힘으로 그들을 주의 거룩한 처소에 들어가게 하시나이다 

14 여러 나라가 듣고 떨며 블레셋 주민이 두려움에 잡히며 

15 에돔 두령들이 놀라고 모압 영웅이 떨림에 잡히며 가나안 주민이 다 낙담하나이다 

16 놀람과 두려움이 그들에게 임하매 주의 팔이 크므로 그들이 돌 같이 침묵하였사오니 여호와여 주의 백성이 통과하기까지 곧 주께서 사신 백성이 통과하기까지였나이다

17 주께서 백성을 인도하사 그들을 주의 기업의 산에 심으시리이다 여호와여 이는 주의 처소를 삼으시려고 예비하신 것이라 주여 이것이 주의 손으로 세우신 성소로소이다

18 여호와께서 영원무궁 하도록 다스리시도다 하였더라"  아멘아멘 (출15:1-18)